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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2 01:03

방은희 - 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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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불렀던 불나무...


김민기 작사작곡 양희은 노래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우연히 원작자와 원가수가 방의경님이라는것을 알았다..

청아한 목소리가...참으로 좋다

단 한장의 앨범만 남겼다는것도 너무 아쉽고....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


102157_1_f.jpg


불나무


산꼭대기 세워진 이 불나무를
밤바람이 찾아와 앗아가려고
타지도 못한 덩어리를 덮어 버리네
오 그대는 아는가 불꽃송이여
무엇이 내게 죽음을 데려와 주는가를 음~


덩그러니 꺼져버린 불마음 위에
밤별들이 찾아와 말을 건네어도
대답 대신 울음만이 터져버리네
오 그대는 아는가 불꽃송이여
무엇이 내게 죽음을 데려와 주는가를 음~


산 아래 마을에도 어둠은 찾아가고
나돌아 갈 산길에도 어둠은 덮이어
들리는 소리 따라서 나 돌아 가려나
오 그대는 아는가 불꽃송이여
무엇이 내게 죽음을 데려와 주는가를 음~


작사,작곡,노래-방의경



통기타 소리가 요란했던 1970년대 명동에는 전설적으로 회자되는 남녀 포크가수가 있었다. 서울 미대의 김민기와 이화여대 미대의 방의경이다. 김민기는 그 자체로 한국 포크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지만 방의경의 이름 석 자는 일반대중에겐 생소한 이름일 것 같다. 그녀는 여성뮤지션으로는 유일하게 한대수, 김민기, 김의철과 같은 저항적인 프로테스탄트 창작 포크 앨범을 발표했던 선구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그녀가 남긴 단 한 장의 독집은 국내 최초의 여성싱어송라이터 창작앨범이라는 대중음악사적 의미를 넘어 순백의 아름다운 정서와 가락을 담아낸 한국포크의 명품 음반으로 각인되어 있다. 또한 양희은이 불러 유명한 70년대의 대표적인 번안 포크송 ‘아름다운 것들’의 가사와 창작곡 ‘불나무’ 그리고 김인순이 불러 히트했던 ‘하양나비’는 모두 대중이 기억할 만한 그녀의 작품들이다. 하지만 상업적인 음악활동보다는 순수 아마추어적 활동반경을 유지하다 훌쩍 미국으로 떠났기에 방의경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전설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방의경은 어린 시절부터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보다는 자연을 관찰하고 주변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많았던 별난 아이였다. 비오는 날이면 창문을 열고 떨어지는 빗소리와 바람 부는 언덕에 올라 비를 맞으며 자연과 대화를 나누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 막내 딸의 기이한 모습에 놀란 어머니는 서울대병원 정신클리닉에 데려갔을 정도. 서울 미동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여전히 공부보다는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는 이상한 아이였지만 합창단에 뽑혀 경무대(현 청와대)에서 노래를 불렀을 만큼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었다, 이대부중에 진학하면서 사춘기로 접어든 그녀는 자연과의 대화를 글로 쓰기 시작했다. 이대부고 1학년 때부터는 악보도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1970년 첫 창작곡 ‘겨울’로 창작의 물꼬를 튼 이후 30여곡을 작곡했다. 그녀는 노래를 창작할 때 “가슴이 벌렁벌렁 뛰면서 전깃줄에 감전되듯 저절로 가사와 곡이 한꺼번에 떠올랐다”고 말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노래를 썼다는 이야기다. 방의경의 창작곡이 최초로 수록된 음반은 1972년 500장 한정으로 발표된 컴필레이션 앨범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들’이다. 당시 대학생 싱어송라이터들의 아지트였던 충무로 음악감상실 내쉬빌의 멤버들이 참여한 불후의 포크 명반이다. 이 음반을 통해 그녀는 창작곡 ‘불나무’를 발표했었다. 이 노래는 암에 걸린 줄 알았던 한 여성 환자에게 생명의 불씨를 지펴준 감동적인 사연으로 포크 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정미조와 더불어 ‘이화여대의 노래잘하는 쌍두마차’로 통했던 방의경은 대학졸업 후 CBS의 인기 청소년 음악프로그램 '세븐틴'의 DJ로 활동했다. 1972년 발표된 그녀의 유일한 독집은 당대의 어두운 사회현실을 맑고 아름다운 은유적인 노랫말로 표현한 명반이다. 젊은 세대들이 지금의 개념으로 이 음반을 듣는다면 통기타 한 대와 노래가 전부인 열악한 편곡이나 팅 빈 것 같은 사운드의 질감 때문에 실망할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단출한 통기타 반주에 이따금 새소리, 파도소리 같은 자연효과음이 삽입된 것이 사운드의 전부이지만 방의경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그 모든 열악한 것들을 극복하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또한 ‘그들’, ‘폭풍의 언덕에 서면 내 손을 잡아주오’, ‘들에 있는 나의 집’, ‘불나무’, ‘파도 바람 구름 철길 친구’, ‘나그네처럼’, ‘할미꽃’, ‘내리는 비야’, ‘풀잎’, ‘겨울’, ‘오가는 길’ 등 수록된 11곡(‘친구야’ 한 곡은 서유석이 노래)의 창작곡들은 단 한번이라도 듣고 나면 꼼짝없이 중독되는 놀라운 마력을 발휘한다. 멜로디들은 동요처럼 단순 반복적이지만 맑은 목소리와 아름다운 언어로 조탁한 순백의 감성은 왜 이 앨범이 포크 팬들 사이에 전설적으로 회자되어 왔는지에 대한 조용한 웅변일 것이다. 

사실 이 앨범은 발매 즉시 방송과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 소위 저주받은 걸작이다. 수록곡들은 대부분 방송금지의 멍에를 썼다. ‘데모하는 학생들이 즐겨 부른다’는 이유였다. 시중 음반가게에 진열된 그녀의 모든 음반은 들을 수 없게 칼로 그어져 폐기되었다. 그 때문에 한국 대중음악사에 기록될 ‘최초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앨범’은 남겨진 음반 숫자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희귀 아이템이 되어 정당한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사장되었다.

지금도 방의경의 이름이 낯선 것은 당대 사회를 어둡고 칙칙하게 몰고 갔던 군사정권의 금지문화가 한 몫 단단히 거들었다. 국민가요급인 '아름다운 것들'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노래는 거의 다 금지가 되었다. 데모하다 죽은 학생들의 삶이 슬퍼 지은 '하양나비'도 그랬고 대표곡인 '불나무'도 사전에 없는 말이라며 금지의 족쇄를 찼다. 

선구적인 음악활동에도 불구하고 전혀 대중적 조명을 받지 못한 비운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방의경. 그녀의 증언에 의하면 1974년, TBC '5시의 다이얼'의 DJ활동 후 한 친구의 주선으로 장충동 스튜디오 엔지니어의 도움으로 2집 녹음에 들어갔었다고 한다. 자정을 넘어 통금시간이 되면 스튜디오의 문을 잠그고 비밀리에 밤샘 녹음을 한 노래들인 ‘하양나비’, ‘마른 풀’, ‘검은 산’등 그녀가 창작한 30여 곡은 시대의 아픔에 분노하고 슬픔을 어루만진 방의경 음악의 진수였지만 지인에게 맡겨 논 마스터 음원은 분실되어 끝내 세상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혔다. 그녀가 베일에 가린 한국 포크의 전설적인 여가수로 남겨진 이유일 것이다.

이번에 새 생명을 부여받아 세상에 다시 나온 '방의경 내노래 모음'의 오리지널 LP를 실제로 본 사람은 드물다. 실제로 90년대 말 포크음반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 음반의 존재유무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었다. 그래서 이 음반은 신중현사단의 사이키델릭 여제 김정미 NOW음반과 더불어 ‘부르는 것이 가격’인 가요 음반의 여왕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녀의 노래들은 한동안 인터넷을 통해 소리 소문 없이 퍼져 나가며 mp3파일소장 자체가 자랑일 정도로 소위 ‘듣기 힘든 대중가요’의 대명사로 각인되었다. 그 전설적인 앨범이 40년 만에 복각된 것은 한국 포크계의 축복일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실체를 보기 힘든 희귀 고가음반의 복원을 넘어 훼손된 국내 여성 싱어송라이터 역사의 복원이자 국내 대중음악의 중요한 뿌리 찾기 작업으로 평가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흥미로운 것은 정작 본인은 이 기념비적인 음반에 대해 “녹음도 마음에 들지 않고 재킷 사진도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찍은 사진을 레코드사에서 일방적으로 선택해 큰 애착이 없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창작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음반에 담겨진 맑고 아름다운 트랙들은 어두운 군사정권 시대의 빛이 되었고 이제 후대의 청자들에게 전설적인 70년대의 낭만적 감흥을 간접 경험하는 소중한 경험으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 



http://www.youtube.com/watch?v=BTKu6xApZ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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